작성일 : 14-09-22 10:03
한국형 잠재적 위험도로 판단기법 필요 (제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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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우리나라의 교통안전
 
현재 우리나라는 교통사고 사고건수(2012년 자동차 1만대당 99건)와 사망자수(2012년 인구10만명당 10.8명)가 감소추세에 있으나, 여전히 많은 경제적 손실(2012년 약 230억달러)을 발생시키고 있다(도로교통공단, 2012). 또한 다른 나라들에 비해 교통사고 감소폭이 적다보니 OECD 가입국 중 오히려 순위는 하락하고 있는 추세이다(2007년 26위 → 2011년 31위).
 
이러한 국가적 상황을 해결하고자 정부는 ‘교통사고 사상자 절반 줄이기’ 등 다양한 사업과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도로의 건설·확장보다는 도로의 안전성 향상을 위한 선형개량사업 등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예를 들어, 제2차 국도 5개년 계획(2006-2010)은 확장 53건(71%), 개량 22건(29%)이었으나, 제3차 국도 5개년 계획(2011-2015)은 확장 22건(30%), 개량 50건(70%)이다(국토교통부 고시, 2012년). 또한 국민들은 소득수준이 향상됨(2008년 1인당 GDP 19,018 달러에서 2012년 22,582 달러)에 따라서 삶의 질 향상에 대한 욕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삶의 질 향상에 대한 욕구는 문화, 여가 등 개인적인 욕구에서 건강, 안전의 사회적 욕구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최근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항공, 선박, 지하철, 기차, 자동차 등과 같은 교통수단의 안전성 확보에 대한 국민들의 욕구는 더욱 더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듯 도로 및 교통분야에서의 국가적 정책방향이나 국민들의 욕구가 ‘안전한 도로’ 임에는 틀림없다. 이제 우리나라는 도로교통사고가 일평균 600건이 넘게 발생하고(연간 22만건 이상) 일평균 14명이 넘는 사망자수(연간 5,000명 이상)를 기록하고 있는 현실을 자각하고, 안전한 도로 건설과 위험한 도로 개선을 위한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 위험한 도로 판단기법의 필요성
 
도로교통사고는 자동차, 사람, 도로 세 가지의 요인이 단독 또는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한다. ‘자동차’의 요인으로 발생되는 사고는 자동차 기술의 발전으로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전체사고 중 차지하는 비율도 가장 작다. ‘사람’이 단독 또는 복합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 사고는 전체 사고의 90% 정도로 가장 높다(Rumar, 1996). 사람을 개선하는 것은 교육, 홍보, 단속 등의 방법이 있으나, 그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장기간의 투자가 필요하다. ‘도로’가 단독 또는 복합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여 발생한 사고는 전체사고의 34% 정도를 차지하며, 도로운영기관에서 노력하면 단기간에 효과가 나타나는 사고들이다. 우리는 이 ‘도로’가 요인이 되어 발생되는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하는가? 바로 위험한 도로를 찾아내는 일이 우선되어야 한다.
 
위험한 도로가 반드시 사고다발지점(Black Spot)은 아니다. 앞서 말했듯이 인적요인으로 인해서 발생되는 사고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사람이 도로상에서 실수를 할 경우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도로가 위험한 도로이다. 이제까지는 과거에 해당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건수 및 심각도에 의거하여 위험한 도로를 판단하였다. 우리나라에서 현재 시행되고 있는 시설개량사업, 사고잦은지점 개선사업, 위험도로 개선사업, 교통안전 특별실태조사, 안전진단 등의 교통안전 관련 사업들은 모두 최근 3~5년간 사고가 많이 발생한 지점을 위주로 개선하고 있다. 그러나 교통사고는 교통량이 많은 곳일수록 많이 발생하여, 객관적으로 사고가 많은 곳이 위험하다고 하기 어렵다. 교통량을 고려한 사고율(사고건수/교통량)로 위험한 도로를 판단하더라도 특정기간에 따라 사고가 많이 났을수도, 적게 났을수도 있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위험한 도로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또한 그 사고들이 인적요인으로 발생한 사고가 대다수라면 위험한 도로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며, 도로개선의 효과도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러므로 이제는 발생한 사고에만 치중하지 않고, 도로의 잠재적 위험요인까지 고려하여 과학적, 정량적으로 위험한 도로를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한 시기이다.
 
 
◈ 위험한 도로의 판단기법 소개
 
미국에서도 위험한 도로의 객관적 정량적 판단을 위하여 AASHTO(American Association of State Highway and Transportation Officials)에서 HSM(Highway Safety Manual)을 발간하였다. HSM은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발간하였을 뿐만 아니라, TRB(Transportation Research Board) 등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필요성을 인정하여 버지니아 DOT(Department of Transportation) 등에서 실제 적용하고 있는 방법이다.
 
HSM에서 제시하는 위험한 도로의 판단기법은 안전성능함수(Safety Performace Function, SPF)와 사고수정계수(Crash Modification Factor, CMF)의 개발에서 시작된다. SPF는 구간길이와 교통량만으로 사고건수를 예측하는 함수이다. 즉, 이상적인 조건의 도로에서 구간길이와 교통량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사고건수를 이력 자료를 이용하여 회귀식으로 만든 것이다. CMF는 앞서 말한 이상적 도로조건이 열악해질 때 사고에 미치는 영향을 계수화한 것이다. 예를 들어, 중앙분리대가 있는 도로를 이상적인 도로로 사고계수를 1로 보았을 때, 중앙분리대가 없는 도로는 사고를 1.3배 증가시킨다면, 중앙분리대의 CMF는 1.3이 된다(CMF의 산출은 사고예측모형식을 기반으로 하며 그 과정은 생략한다). 즉, 아래와 같이 SPF와 CMF을 이용하여 사고건수 예측 모형식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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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형식으로 예측한 사고건수가 SPF로 예측한 기본사고건수보다 큰 구간은 위험한 구간이라고 할 수 있다. SPF와 예측사고건수와의 거리가 멀수록 더욱 위험한 구간이라고 할 수 있다. 기본사고건수식인 SPF보다 크게 사고건수가 예측되었다는 것은 CMF 값이 1보다 큰 변수들이 많이 있다는 뜻이므로, 도로조건이 사고를 증가시킬 수 있는 조건이 많다는 것과 같은 얘기가 된다. 도로에 사고를 증가시키는 조건이 많다는 것은 위험한 도로라고 할 수 있으며, 따라서 개선이 필요한 도로라고 볼 수 있다. 좀 더 나아가 어떤 항목을 개선시켜야 하는지도 CMF 값을 통해서 개략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 우리나라 도로안전 개선 정책의 나아갈 방향
 
우리나라는 이제 물리적 도로건설의 패러다임에서 안전한 도로관리의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고 있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도로의 건설 및 확장보다는 운전자들의 안전성과 쾌적성 확보를 위한 시설개량사업 등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이다.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선진국에서는 사고가 많은 지점만을 위험한 도로로 판단하지 않고, 과학적인 방법을 개발하여 위험한 도로를 판단하고 있다. 예를 들어 버지니아 DOT에서도 HSM에서 제시하고 있는 방법을 준용하면서, 버지니아 실정에 맞도록 모형식을 새로 개발하여 적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제한된 예산으로 도로안전 개선정책이 큰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도로를 미리 진단하고 개선하여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잠재적 위험성이 있는 도로의 정확한 판단은 수년간의 사고자료와 다양한 도로조건 데이터를 축적하여 분석하였을 때 가능할 것이다. 우리는 이제 그 첫 걸음을 할 때가 되었다. 좀 더 객관적, 과학적인 방법으로 위험한 도로를 판단할 수 있는 한국형 도로 안전성 분석기법 개발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개발에만 그치지 않고, 사회적 환경에 따라 계속 변화하는 도로, 자동차, 운전자에 맞추어 도로 안전성 분석기법도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연구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도로포장, 도로운영시스템, 자동차 안전장치들, 고령운전자의 증가 등 교통과 관련된 많은 변화들이 있을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사고발생지점과 잠재적 위험구간은 변할 수 있다. 그러므로 도로 안전성 분석기법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연구되고 업데이트되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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