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04-21 09:30
글로벌 인프라 컨설팅 시장의 성공적 진입을 위한 제언 (제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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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젠 컨설팅 국제화 시대다

 
요즘 국내 인프라 관련 컨설팅 기업의 최대 화두는 해외진출이다. 그만큼 국내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이고 기업들 간의 경쟁이 너무 치열하여 생존을 위해서는 더 이상 국내에서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수치상으로 글로벌 인프라 컨설팅 시장은 전망이 밝은 것처럼 보인다. 매년 세계은행과 같은 MDB를 통해 100조원 규모가 프로젝트 재정으로 투자되고 있고 이 중 40% 정도가 인프라 관련 프로젝트이고 그중 절반이 교통인프라 건설이다. 이는 결국 연간 3.5조원 정도가 글로벌 인프라 관련시설의 계획과 타당성조사, 그리고 설계 및 감리와 같은 컨설팅 시장으로 유입된다는 추정이다. 더욱이 이 추세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 개발도상국들의 경제발전에 따른 인프라 투자확대와 한국을 포함한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회원국들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우리나라 인프라 컨설팅 기업의 수주 성적표는 아직까지는 좀 초라한 수준이다. MDB 중 가장 실적이 좋다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의 경우 분담금 대비 수주율이 5% 정도에 머무르고 있고 타 개발은행은 수주실적이 아주 미미한 편이다. 대부분의 저부가가치 서비스 사업은 중국과 인도가, 고부가가치의 컨설팅 사업은 미국, 유럽, 호주, 일본 등의 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이는 아마도 우리의 시장진입 경험이 일천하여 관련 실적, 정보, 전문인력, 그리고 정부의 지원이 부족했던 데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인프라 컨설팅 시장은 물론 여러 가지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지만 우리가 이 시장의 메카니즘을 충분히 이해하고 우리의 잠재력을 잘 활용하여 체계적으로 공략해 나간다면 현재의 국내 레드오션 컨설팅 시장의 난국을 타개해 나갈 수 있는 신세계 블루오션이라고 자신한다.
 

◈ 한국형 인프라 컨설팅 사업의 잠재력

 
최근 3년간 필자는 국토연구원 글로벌개발협력센터(GDPC)에 근무하면서 개도국 공무원을 대상으로 KOICA를 비롯한 다양한 연수사업을 실시하고, 기재부가 추진하고 있는 지식공유사업(KSP), 세계은행, 미주개발은행과의 개도국 인프라 컨설팅 사업 등에 참여하면서 한국형 인프라 컨설팅 사업의 잠재력을 가늠해 보았다. 과연 우리의 잠재력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첫째는 ‘한국’ 이라는 나라의 브랜드 가치이다. 물론 우리의 전자제품, 자동차, 각종 한류문화 등도 좋은 이미지를 주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개발도상국들이 가장 닮고 싶은 것은 지난 50년간의 우리의 인프라 구축경험이다. 초창기 대부분의 굵직굵직한 교통인프라 사업이 선진국 원조사업에 의해 시작되었고, 우리는 이를 차근차근 경제발전의 밑거름으로 잘 활용하여 수원국 신세를 벗어난 지구촌 유일의 국가가 되었다. 1970년 경부고속도로에서 시작하여 7×9 의 고속도로망을 갖추고, KTX와 인천공항을 어려운 역경 속에서 반세기만에 이루어낸 신데렐라 이야기를 그들도 갖고 싶어 한다. 한마디로 한국형 인프라 구축경험은 그들에게는 최고의 벤치마킹 모델이다. 그들도 어서 빨리 한국처럼 원조의 덫(Aid Trap)에서 벗어나 견실한 인프라 구축을 기반으로 독자적인 경제발전을 이루고 싶어 한다. 따라서 지난 60년간의 우리의 인프라 구축 경험을 잘 포장하여 글로벌 상품화한다면 당연히 베스트셀러가 될 것이다.

 
두 번째 근거는 우리의 ODA 사업의 확대이다. 앞으로 정부는 2015년까지 ODA 사업규모를 현재의 약 3배까지 늘려 나갈 것이라고 공표한 바 있다. 선진국의 경우 자국의 ODA 사업을 발판으로 해외시장 진출과 일자리 창출을 적극적으로 도모해 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비록 초기의 시장진입이 쉽지는 않더라도 일단 우리기업의 한국형 인프라 컨설팅 맛을 들인다면 승산이 있다. 즉, 국내외 사업의 컨설팅 경험과 한국의 브랜드 가치를 잘 활용하여, 늘어나는 ODA 사업의 컨설팅 부문에 적극 참여해 나간다면 머지않은 장래에 한국 기업이 글로벌 인프라 컨설팅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 사업 성공을 위한 3가지 제언

 
글로벌 인프라 컨설팅 시장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얘기겠지만 클라이언트 국가에 걸맞는 컨설팅이 제공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성공했다고 다른 나라에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한국형 개발모델을 닮고 싶어하지만 그 나라의 정치·경제·문화적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컨설팅이 필요하다. 즉, 우리의 경험을 바탕으로 파트너 국가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인프라 계획 및 설계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해당사업 담당 공무원 및 실무자들과의 인간적 신뢰관계 구축과 진정성 있는 소통과정이 필수적이다. 물론 현지 지역전문가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책임컨설턴트가 현지에 장기간 머무르면서 꼼꼼하게 체크리스트를 직접 챙기는 성의가 필요하다. 이 시장의 특징이 일단 시장진입에 성공하면 주변지역이나 주변국가에 확장하는 것은 훨씬 수월하기 때문에 이 고비를 잘 넘겨야 한다. 아울러 해당사업의 핵심 정책결정자 및 실무자를 한국으로 초청하여 직접 그들의 눈으로 한국의 발전상을 확인시키는 것도 주효하다. 그동안의 연수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우리나라의 인프라 시설은 그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실제 2011년에 브라질의 고이아니아 공무원을 초청하여 안양시의 U-통합센터를 견학한 후 이 센터를 그대로 자국으로 옮겨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현재 미주개발은행(IDB)의 재정지원을 받아 올해 발주되는 고이아니아 스마트 시티 시범사업의 제안요청서(RFP)를 우리 시스템 기준으로 만들어 주고 있다.

 
둘째는 우리의 인프라 컨설팅 능력을 글로벌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그동안 국내환경에 길들여진 우리의 컨설팅 역량을 한단계 높여 어떠한 환경에서도 최적의 인프라 계획 및 설계가 도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교통인프라는 현지 주민의 생활과 매우 밀접하기 때문에 대상국가나 도시의 규모와 인구, 그리고 소득수준과 다양한 통행 행태 및 수단 등을 고려한 맞춤형 설계가 필수적이다. 그동안 자메이카의 몬테고베이, 우루과이의 몬테비데오, 브라질의 고이아니아 등의 스마트 시티 시스템 기본설계를 해 본 결과, 각 도시별로 매우 독특한 기존 교통인프라와 교통수단, 클라이언트와 재정지원을 하는 MDB의 개별적인 요구조건 등을 만족시키기 위한 각별한 노력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서는 굴지의 글로벌 컨설팅 기업의 보고서를 벤치마킹해 보는 것도 필수적이다. 클라이언트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쉽도록 보고서 틀과 문체, 문장구성과 편집, 각종 다이어그램과 도표 표현력 등 우리가 배울 점이 많다.

 
끝으로 컨설턴트의 소통능력을 글로벌 수준으로 향상시켜야 한다. 단지 언어 구사력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국제사회에서의 기본예절과 매너, 현지인들과의 친화력, 그리고 사업의 필요성에 대한 설득력과 공감대 형성 능력 등이 매우 중요한 역량 포인트다. 아무리 잘 만들어진 컨설팅 내용도 영어나 그 나라의 언어로 제대로 번역되거나 각종 워크샵에서 발표되지 않았다면 소용이 없다. 이를 위해서는 글로벌 컨설팅 전문인력 양성이 절실하다. 완벽한 영어 구사력은 물론 대상국가에 따라 중남미의 스페인어, 중앙아시아의 러시아어, 아프리카의 불어 등 제2 외국어 기본 실력을 겸비한 컨설턴트를 적극 육성해야 한다. 우리의 기술수준이 선진국에 결코 뒤지지 않으나 이 부분이 상대적으로 매우 취약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기업내 기술과 언어능력을 겸비한 인재를 집중적으로 채용·양성하여 이 블루오션 시장에 중장기적으로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몇 년간 많은 개도국 공무원들과 정책결정자들을 만나 오면서 한국의 인프라 구축경험과 기술 및 지식이 엄청난 글로벌 상품가치가 있다는 것을 재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 고부가가치 산업인 인프라 컨설팅 영역에서도 우리나라가 성공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입하여 우리의 파트너 국가들도 제2 제3의 신데렐라 이야기를 가질 수 있게 되는 지구촌 모두가 다 잘 사는 세상을 꿈꿔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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