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03-20 13:30
통일 대박과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제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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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은 대박이라는 대통령 말씀과 한반도와 아시아, 유럽의 통합을 통해 경제적 번영과 평화통일의 기반을 구축하자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가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다. 한반도 경제통합은 단기적으로 시련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동북아 경제 공동체 시대의 시발점이 될 것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분명 통일은 대박이다. 또한 통일 이전이라도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로 남북 개발협력으로 발생할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러시아 등 유라시아로 확산하자는 제안은 통일 대박의 사전 포석이자 통일을 여는 지렛대이다. 그러나 북한의 협력과 참여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대박이나 지렛대 모두 미몽에 불과하다는 것이 냉엄한 현실이다. 본 글에서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내용을 살펴보고 거대 담론으로 이해될 수 있는 이니셔티브를 어떻게 인식할 필요가 있는지와 함께 실효성 확보를 위한 후속 추진방향을 짚어본다.
 
◈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기대효과
 
유라시아 국가간 소통과 개방으로 협력 잠재력을 극대화하여 번영하는 새로운 유라시아를 건설하자는 이니셔티브 제안의 구체적인 핵심 내용은 3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유라시아 지역을 ‘하나의 대륙’으로 연결해서 새로운 경제 번영의 시대를 열자는 것이다. 한반도에서 유라시아 동북부를 거쳐 중앙아시아, 유럽을 철도와 도로로 연결하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 실현으로 역사 속 실크로드를 복원·확대하자는 것이다. 이는 북극항로 개척 및 에너지 네트워크 구축과 맞물리면 역내 물리적 장벽을 극복하는 21세기형 복합물류 네트워크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역내 제도적 장벽 극복차원에서 역내외를 아우르는 무역협정 추진으로 무역자유화와 포괄적 경제동반자협력 관계를 강화하여 유라시아 통합경제권 형성을 가속화하자는 것이다.

둘째, 유라시아를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과 경제혁신을 이루는 ‘창조의 대륙’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역내 경제주체들의 창의성을 기반으로 하여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접목 등 융복합 촉진으로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창조경제를 실현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한 유라시아 청년들의 인적교류 확대는 물론 유라시아 문화를 통해 마음을 열고 상호 이해를 넓혀가자는 것이다.
셋째, 유라시아 경제통상과 문화교류를 가로막는 장벽을 허물고 역내 평화와 안보 위협요인이 제거된 ‘평화의 대륙’을 만들자는 것이다. 역내 국가간 신뢰형성이 협력의 전제라는 인식에 바탕을 두고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근간으로 한반도 평화는 물론 유라시아의 평화 나아가 전 세계 평화를 이루자는 것이다.

유라시아는 세계육지 면적의 1/3, 세계인구의 71%를 차지하고 있는 중요 지역이다. 이니셔티브의 성공적 추진은 새로운 유라시아 경제권이라는 역동적 성장 동력이 창출되어 우리의 통상경제 권역 확대는 물론, 수출지향적 경제구조 하에서 물류비용 절감, 원자재의 안정적 확보라는 경제적 효과도 기대된다. 특히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심화 발전시킬 수 있는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어 궁극적으로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협력을 증진시키는 효과도 기대된다.
 
◈ 이니셔티브에 대한 인식과 추진전략
 
분단으로 동북아는 물론 유라시아 대륙의 고립된 섬이 우리의 현실이다. 태평양과 유라시아 대륙을 잇는 모든 물류와 정보, 인적 흐름이 고립과 폐쇄를 고집하는 북한이라는 벽 앞에서 멈춰 서 있다. 따라서 북한에 대한 개방 압력을 높여 한반도 평화통일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동북아 및 유라시아 국가들을 지렛대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독일 통일과정에서 미국·소련·영국·프랑스 모두가 통독이 자신에게 이익이 될 것으로 생각했던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즉 이니셔티브의 성공적 추진으로 한반도 통일이 주변 주요국과 아시아 전체, 나아가 전 세계에 커다란 이익이 될 것이란 공감대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실효성을 높이는 후속조치 및 실행전략은 보다 복합적이고 심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이니셔티브를 우리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난 개발협력의 핵심국가 간 신뢰 구축과 경제적 이해관계 조정방안으로 철저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니셔티브가 한국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편향적 전략이어서는 신뢰에 바탕을 둔 이해 조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존 남북협력 정책이나 동북아 협력정책이 주변국의 전략적 의도를 간과하거나 신뢰 구축과 이해 조정에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에 대한 냉철한 검토를 바탕으로 실효성 있는 후속조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주변국의 전략적 의도 파악으로 공동의 인식과 비전을 만들어야만 한반도 통일 조성의 기반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둘째, 북한 정세의 유동성을 감안하여 이니셔티브의 실행을 북-중-러 접경지역에서부터 시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북한의 급격한 정세 변화 시 탈북 북한주민의 관리와 수용이라는 측면과 양자 혹은 다자간 개발협력으로 북한경제의 회복과 동북아 경제권으로의 편입이 용이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압록강, 두만강 지역을 중심으로 개발협력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러시아는 동진정책의 일환으로 낙후된 극동지역 개발을 위해서 교통과 에너지 부문의 현대화·효율화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러다 최근 한-러 정상회의에서 나진-핫산 사업에 한국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54km의 철도 현대화와 나진항 제3 부두 터미널의 물류시설을 확충하는 나진-핫산 프로젝트는 동북아에 새로운 복합물류운송망을 구축하는 사업이자 근본적으로 TKR과 TSR을 연결하는 시범사업 성격을 갖는다.
한편 중국도 북-중 접경지역 개발을 국가전략의 일환으로 계획하고 있다. 창춘-지린-엔지-투먼으로 연결되는 창지투 계획은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창지투 계획은 낙후한 동북3성을 초국경 경제협력적 산업단지로 바꾸어 새로운 경제 성장점으로 만들려는 국가급 프로젝트이다. 한국기업이 창지투 지역에 적극 참여하고 북한과의 협력을 유도할 수 있다면 북한을 초국경 경제협력벨트에 끌어들이게 되어 통일에도 유리해 질 수 있다. 이처럼 접경지역에서 남-북-중-러의 협력을 끌어낼 수 있는 개발협력의 지속적인 추진은 북한이라는 제약요인으로 한반도의 미래가 구속당하는 상황을 사전 차단할 수 있다. 이는 주변국이 거부할 수 없는 한반도 중심의 동북아의 협력과 상생 명분을 지켜나갈 수 있는 협력기반이 구축되기 때문이다.

셋째, 이니셔티브의 실효성을 뒷받침하는 안정적 재원마련 전략이 필요하다. 동북아와 한반도는 물론 유라시아 국가와 경제협력을 위한 개발협력 사업추진을 모두 민간의 참여로만 풀어 나가기에는 한계가 있다. 접경지역은 물론 동북아의 열악한 인프라 사정으로 도로, 철도, 전력 등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선행되어야 실질적인 개발협력 사업의 진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난 정부에서 논의가 중단된 ‘통일 항아리’ 마련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통일비용 준비와 관련 통일세를 징수하거나 통일기금을 조성하는 방안은 국민의 가처분소득을 걷어 국가가 저축하는 것으로 거시 경제적으로 보면 매년 그만큼 경제를 위축하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남북의 긴장과 갈등을 근본적으로 화해와 협력 관계의 틀로 전환하려는 노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통일에 대비한 투자라는 차원에서 운용의 묘를 살리는 방안 마련을 전제로 재원 마련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편 동북아지역 협력 상생발전의 이해 관련 국가를 중심으로 구성된 6자 회담의 경제협력 실무그룹 활용과 함께 ‘한반도 동북아기반시설기구’ 설립으로 안정적 개발협력사업 투자재원 마련을 위한 기반 조성 노력도 필요한 시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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